지난 2005년 ‘왕의 남자’로 20대 남자 배우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스크린과 브라운관, 콘서트를 통해 다재다능함을 과시하며 여성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국내에서 팬 콘서트를 가지며 초대형 멀티 플레이어로 거듭 났다.
그의 팬 콘서트를 보고 있노라면 ‘이렇게 열심히 준비하는 배우가 있을까? 무엇이 그를 이토록 바쁘게 움직이게 하는가?’ 절로 의문이 생긴다.
어느덧 한류 열풍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배우 이준기! 그가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꽃미남’이라고 불렸던 그가 군 전역 후 또 다른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섰다. 달라진 이준기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 편집자 주
# 불타는 청춘, 소처럼 일하는 배우 이준기
‘소처럼 일하는 배우 이준기’ 내 SNS 대문에 쓰인 글귀지.
나는 가진 걸 다 쏟아내야 적성이 풀리는 ‘워커홀릭 형’ 배우 인 것 같다.간혹 주위에서 왜 그렇게 뜨겁게 불타오르듯 열정적으로 사냐고 묻는다. 왜냐고? 난 일에 집중해서 내 안에 끓어오르는 걸 다 쏟아내야 행복해지는 스타일이니까.
바쁜 일상으로 스스로 몰아넣으면 무언가 리프레시 되고 새롭게 채워지는 느낌이 생긴다. 그러다 보니 “체력이 왜 이렇게 좋으세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하긴..가끔 내 모습을 돌아보면 그 순간만큼은 정말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남들이 흔히 말하는 서른 문턱의 체력저하, 일명 ‘서른 살 증후군’도 겪지 않았다. 웬만해서 피곤하거나 지치지 않는 편인데다가 요즘도 안무연습을 위해 뜨는 해를 자주 맞이하곤 한다.
워커홀릭이라고 해도 좋다. 땀 흘려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그 순간, 나는 행복함을 느낀다. ‘소처럼 일하는 배우 이준기’, 몇 번을 다시 읽어 봐도 나에게 딱 어울리는 이야기인 것 같다.
# ‘아름답다’ NO! 이젠 ‘상남자’가 좋아!
2012년 2월 16일, 군대를 전역한 나는 그 날부터 원래 일터로 돌아왔다. 솔직하게 말해서 작년 한해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나는 거침없이 ‘전역’이라고 대답한다.
물론 군대 생활은 배우로서도 충전 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여럿이서 생활하는 것은 좋았다. 집에 있을 때 적막한 것이 싫어서 항상 텔레비전을 켜 놓고 잤었는데, 입대 첫 날 ‘텔레비전을 꺼놓고도 잘 수 있구나’하고 행복함을 느끼기도 했다. 군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좋은 점이 더 많았다.
하지만 군대를 다녀오니까 ‘아름답다’라는 말을 들으면 쑥스러워진다. 30대 남자여서 그런가? 요즘에는 ‘상남자’라는 단어가 더 좋아졌다. 아직은 ‘상남자’라는 호칭을 듣기 어렵지만, 앞으로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까..
암튼, 국내 팬 미팅 후 1주일 만에 복귀작을 선택하고 일본 팬들을 만나고 왔다. 거침없는 선택들의 연속이었다.
# 성공적인 복귀, 끌리면 무조건 하자!
2년 동안 기다려준 의리 있는 팬들은 나에게 일본에서 발매한 새 싱글 ‘Deucer’로 오리콘 싱글차트 1위를 기록함과 동시에 팬 미팅 전회 매진이라는 복귀 선물을 안겨줬다.
이렇게 팬들에게 선물까지 받아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에너지도 충전하고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더욱이 작품 활동을 앞두고 만난 팬들은 나에게 큰 힘이 됐다.
한국에 돌아와 20부작 드라마 ‘아랑사또전’을 9개월에 걸쳐 찍었다. 평소 한여름에 작품을 하면 촬영 내내 쌩쌩한 나를 보고 팬들은 ‘여름남자’로 불러줬는데, 이 여름남자! 아직 죽지 않았어~!
작년 여름은 진짜 더운데다가 ‘아랑사또전’ 의상은 한복이라 무척 더웠다.하지만! ‘여름남자’의 불타는 의욕보다 뜨거우랴! 매일 쌩쌩하게 돌아다니는 나를 보고 촬영장 사람들 모두 혀를 내둘렀다.
아직도 난 ‘아랑사또전’을 서른 살에 만난 것을 하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캐릭터든지 도전 그 자체가 재미있고 팬들에게 매번 다른 이준기로 변화해서 표현할 수 있어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임했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작품과 캐릭터를 따지는 것도 없어졌다.
지금 내 마인드는 대본을 보고 ‘끌리면 무조건 하자’다. 캐릭터를 미리 생각해 놓는 건 나름대로 계산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작품이 끌리면 캐릭터와 상관없이 연구하고 도전하려한다. 이런 마인드 덕분에 냉정할 땐 더욱 냉정해지기도 한 것 같다.
전에는 캐릭터가 좋으면 나이가 맞고 안 맞고를 떠나 무조건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건 작품에도 해가 되는 일 아닌가. 2013년에도 늘 새로운 도전을 하는 배우가 되길 소망한다.
# 스카파 어워드 대상 수상 “상은 항상 좋아”
한여름에도 쌩쌩하게 드라마 촬영을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일본‘스카파 어워드 2012’에서 한류-화류 부문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2012년 5회를 맞는 이 시상식에서 내 다큐가 선정됐다.
Mnet Japan 오리지널 프로그램 ‘이준기의 JG STYLE’은 내 일상을 보여주는 리얼 다큐 프로그램이다. 나는 여기서 프로듀서 및 출연 1인 2역을 맡았고, 직접 편집 작업에도 참여할 정도로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었다.
모두 그러겠지만 상을 받는다는 것은 항상 기분 좋은 일이다. 그나저나 이쯤 되면 ‘JG STYLE’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것 같은데...준기 사전 속 ‘JG STYLE’일의 의미는 ‘꾸미지 않는 상상 그 이상의 자유분방함’을 뜻한다.
대중들이 내 외모 때문에 도도하다고 생각해 가끔 속상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애정을 갈구하는 여린 구석도 가지고 있는 평범한 남자야!
유쾌+털털+섹시 그리고 통통 튀는 나만의 매력과 솔직한 스타일을 정의하기 위해 제작한 프로그램이 ‘JG STYLE’인데, 나의 이런 마음을 팬들이 알아봐 준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JG STYLE’, 2013년 커밍 순!!
# 나를 미치게 하는 팬 미팅 준비
나는 팬 미팅 준비하는 것이 미치게 좋다.
한 4~5년 전인가? ‘왕의 남자’, ‘개와 늑대의 시간’, ‘일지매’ 등으로 많은 사랑을 보내준 팬들을 위해 처음으로 팬 미팅을 준비하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너무 큰 사랑을 받아 무언가 해주고 싶은데, 당시에는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지도 잘 몰랐다.
해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던 혈기 넘치던 어린 이준기를 보고 주변의 우려도 많았다. 대부분 “배우가 왜 노래 하고 춤추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팬들과 미치도록 소통하고 싶다.
팬들을 위해 무언가 준비하고 함께 잔치를 하는 에너지 넘치는 그 느낌이 좋았다. 오히려 팬 미팅을 통해 내가 좋은 기운과 에너지를 선물 받는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한번은 팬 미팅을 위해 16시간을 연습했는데 피부가 보송보송해 다들 놀라게 한 적이 있다. 후후..다들 나를 보고 피부 좋아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난 ‘잡초 스타일’이어서 그런지 혹독한 시련을 겪을수록 미모를 발산하지.(죄송합니다 ^^;;)
# 2012 크리스마스, 솔로들의 로망을 대표하다
이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팬 미팅 연습에 한창이었는데, 집에 돌아오니 배가 너무 고팠다. 여동생 보고 김치 볶음밥을 해달라고 해서 맛있게 먹었는데...이런, 그만 배탈이 나는 바람에 꼼짝없이 누워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솔로들의 로망! 눈 떠보니 26일. 바로 딱 내 이야기!(말해놓고도 왠지 슬퍼지네 ㅠ_ㅠ)
요즘엔 팬들이 좋은 사람 만나서 사랑도 하라고 권해주는데 2012년을 솔로로 보내다니! 그래도 만약 사랑을 시작한다면 공개 연애는 사절이다.
“만난다 해도 조용히 잘 만날게요. 그래도 되죠?”
‘마스크를 쓰고 몰래 데이트를 해야 하나? 어디로 가야하지?’ 등등 한없이 뻗어나가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일지매’에서 마스크를 쓰고 출연했는데, 오히려 마스크를 쓰면 나라는 걸 더 잘 알아채려나?
변장을 포기한 지 오래지만 이건 웃어야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 팬 미팅 = 팬 콘서트
요즘 내 팬 미팅은 팬 콘서트다.
팬 콘서트라고 부르는 이유는 노래와 춤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시간이 전체 공연의 75%가 넘기 때문이다. 남성적이고 터프한 모습의 이준기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 늦지 않았습니다. 아낌없이 모조리 보여드릴게요.
물론 쉬지 않고 노래하며 춤추고 무대 위를 뛰어 다니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업그레이드되는 이준기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국내 연말 팬 미팅에서 오는 1월 한-일 동시 발매 예정인 신곡을 공개했다. 일렉트로닉 계열의 실험적인 곡도 넣고, 로맨틱하면서도 미디엄 템포의 곡도 함께 담았다.
예전부터 실험적인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서태지 앨범에 참여 했던 작곡가 김석중씨를 만나 실현화 됐다. 반응이 어땠냐고? ‘당연히 죽이쥐~!’는 농담이고, 정말 좋아해주셔서 ‘올 한해 준비를 제대로 했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했다.
칼럼이 읽혀질 때 쯤이면 아마 중국에 있을 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팬들을 만나 그들에게 ‘이준기 에너지’를 전파 중일 것 같다.
지난해를 돌아보면 나를 한층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며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카드 하나를 내밀었고, 팬들이 그걸 받아 줬다는 느낌이 들었다. 팬들과 약속한 대로 최대한 빨리 차기작을 선택하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2013년은 개인적으로 생각해놓은 스케줄대로 움직인다면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 이제는 정말 열심히 일하는 ‘그냥 배우 이준기’이고 싶다.
그래도 1월에 발매 예정인 음반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리며...조금은 수다스러운 이준기의 스타칼럼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 새해에는 가정이 모두 평온하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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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회
'천만배우' 닉네임 잊지 말아 주길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추억이 있다면 '왕의 남자'로 천만배우 닉네임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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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준기
편집: 황용희 국장(이슈데일리) ent@issuedaily.com
사진 IMX, 이슈데일리